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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을 막기 위해 남과 북의 군인이 힘을 합친다.
영화 백두산은 내가 지금까지 봐온 한국 재난영화 중 스케일이 가장 큰 영화였다. 내용 또한 대단하다. 모두들 바라는 일이겠지만 북한이 핵폐기에 합의하면서 ICBM 반출을 위해서 미국의 왓슨호가 청진항에 입항하고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면서 영화가 시작한다. 드디어 평화의 시간이 오는 것이다. 하지만 평화가 올 것이라는 기쁨도 잠시 백두산에 화산이 폭발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그리고 강남의 빌딩들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면서 백두산 폭발은 남한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를 찾아가게 된다. 그는 오래전부터 백두산이 폭발할 수도 있고 그 영향이 남한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해온 강봉래 교수였다. 민정수석인 전유경은 강봉래에게 백두산 화산 폭발 사태를 어떻게 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하지만 오래전부터 주장해왔던 사실을 바보 취급하며 믿지 않았던 정부에게 자신은 미국 시민이라며 도움을 거절한다. 하지만 유경의 설득에 결국 대통령이 소집한 긴급회의에 참석한다. 긴급회의에서는 백두산의 화산 폭발이 앞으로 3차례나 더 있을 수 있으며 마지막 폭발의 위력은 남한의 절반을 덮을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강봉래 교수가 주장해온 가설로 화산 폭발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마그마가 위치한 땅속으로 최대한 접근하여 폭발을 일으켜 마그마의 압력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그 폭발은 핵분열 수준의 파괴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의 ICBM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부 각료들은 터무니없는 계획이라며 술렁인다. 왜냐면 북한의 핵을 남한 맘대로 이용하는 것도 말도 안 되지만 정확한 타격지점을 알지 못한다면 계획대로 마그마의 압력을 낮출 수도 없었고 강봉래 교수가 말한 계획의 성공확률은 3% 정도밖에 안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방도는 없었다. 대통령은 이 계획을 진행하기로 결정한다.
보통 재난영화의 초반은 항상 평화롭고 어떤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에서 시작하곤 하는데 백두산은 처음 시작부터 아무런 조짐 없이 갑자기 재난이 시작된다. 조금은 색다른 스토리 전개였다.
강봉래 교수의 주장대로 핵을 근접한 곳까지 옮겨서 폭발시킬 특수부대가 결성되는데 주인공 조인창대위는 ICBM해체 훈련을 받은 탓에 전역을 하루 앞두고 있었지만 차출되어 부대원들을 이끌고 북으로 이동한다. 조인창 대위의 1차 임무는 핵의 위치를 알고 있는 북한 특수대원이자 이중간첩으로 활동하다 함흥 수용소에 갇혀있던 리준 평을 구출하고 핵을 해체하고 백두산으로 옮겨 폭파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리준 평을 구출하고 핵을 찾아 나서는데 이때부터 남과 북의 특수부대원의 서로 다른 속내가 펼쳐지게 된다.
영화 백두산은 어마어마한 내용들을 단시간 안에 풀어내려 했기때문인지 조금은 말이 안 되는 상황과 스토리 전개가 곳곳에 보인다. 하지만 여느 재난 영화들에서도 이러한 부분들은 존재하며 이런 부분들이 사람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한 것 같았다. 인창의 아내가 만삭의 상태에서 화산 폭발로 인해 한강에 쓰나미가 일어나지만 엄청난 수영실력을 가졌던 것인지 극적으로 살아난다. 그리고 정말 대단한 것은 마그마가 근접한 탄광으로 들어가 폭파시키고 조인창 대위가 탈출을 하는데 그냥 폭탄도 아니고 핵을 터트리는데 타이머도 없는 상황에서 자동차를 타고 탈출한다. 조금은 웃음이 나는 부분이었지만 이영화는 그렇게 심각하게 앞뒤를 생각하면서 보는 영화가 아닌 재난과 코믹 그리고 드라마가 함께 하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왜라는 생각 없이 영화가 보여주는 대로 영화를 본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보다는 화산 폭발 재난이 일어났을 때의 CG 장면과 조인창과 리준 평의 코믹적인 캐미 등을 중점적으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3류 코믹영화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두 주연배우의 연기력이 모든 것을 정리해준다. 코믹한 연기와 불안한 내면연기의 완벽한 조화로 영화의 전개보다 주인공 인물들에 좀 더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