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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그린 영화
영화 감기는 2013년 작품이다.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타나기 전에 만들어진 영화이다. 나도 이영화를 극장에서 보았는데 당시만 해도 그저 일상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영화에서나 볼법한 내용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서 그 내용은 현실이 되어 버렸다. 씁쓸한 일이다.
우선 이영화의 핵심 내용은 어디서 처음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밀입국자들에게 전파되어 한국에 들어와 퍼지게 되는데 전파력이나 치사율이 굉장히 높은 바이러스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를 봉쇄하고 의사들과 과학자들이 모여 치료제를 개발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러던 중 처음 바이러스를 전파한 밀입국자들 중에 한 명이 생존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에게 항체가 있을 것이라 여기고 찾아 나선다. 그리고 그를 찾아내 항체를 추출하고 의사인 주인공 인해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신의 딸에게 항체를 실험한다. 하지만 도시를 봉쇄한 사실에 격분한 시민들은 봉기하게 되고 정부는 이런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도시 전체를 폭파시키려고 하는데 이때 인해의 딸이 항체를 맡고 감기가 호전되고 있음을 알게 된 인해는 이사실을 알리고 가까스로 도시를 폭파하는 계획을 무산시키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2시간의 상영시간동안 엄청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재난영화를 즐겨 보는 편인데 1995년 만들어진 아웃브레이크를 보고 저런 바이러스가 실제로 내 주변에 퍼지게 된다면 정말 끔찍하겠다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영화에서도 한 마을을 격리하고 그것으로도 진정이 되지 않자 군대를 동원해 마을을 핵으로 소멸시키려 한다. 그리고 주인공의 부인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만 가까스로 항체를 찾아내 주사하고 생명을 구하게 된다. 영화 감기도 큰 맥락의 줄거리는 비슷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바이러스 재난 영화의 공식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중에 아웃브레이크도 다시 한번 보고 리뷰를 작성해야겠다.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생생하지 않다.
다시 영화 감기로 돌아와서 주인공 인해는 의사고 남자 주인공 지구는 소방대원인데 두 사람의 코믹한 멜로 분위기가 재난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 중 하나이다. 인해의 딸 미르를 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지구에게 호감을 느끼고 결국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데 처음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은 재난영화라기보다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가깝다. 교통사고를 당한 인해는 지하철 공사장으로 차와 함께 떨어져 차속에 갇히게 되는데 이를 구하러 온 소방대원이 지구였던 것이다. 그리고 구출하는 과정에서 엉덩이를 만졌다며 화를 내는 인해이다. 생사가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엉덩이를 만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그런 인해의 모습이 지구는 싫지 않았다. 그렇게 생명을 구해주지만 인해는 고맙다는 말 대신 자신의 가방까지 차에서 꺼내 달라며 황당한 요구를 한다. 하지만 지구는 그 요구도 들어준다. 이미 사랑에 빠진 것이었다.
이렇게 달달한 상황들 속에서 한무리의 밀입국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고 이들 중 바이러스에 항체를 가진 몽싸이를 제외하고 모두 죽게 된다. 그리고 몽싸이가 지나가는 곳은 죽음이 휩쓸고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면서 순식간에 도시 전체를 바이러스가 퍼진다. 그리고 도시는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영화는 이런 재난 속에서의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 속에서라도 자신보다 남을 먼저 챙기고 보살피는 인간이 있는 반면에 자신의 안위와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간들도 있다는 모습을 말이다. 영화에서는 정치인이 그랬다. 자신의 국민을 지켜야 할 정치인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모두를 죽이기로 결정한다. 영화 아웃브레이크에서도 그랬다. 다수를 위해서 소수를 희생해야 할 수도 있다는 논리였다. 과연 이게 맞는 것일까 의문이 든다. 다른 일이라면 모르겠지만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인데 그냥 죽인다고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것일까 생각이 든다. 만일 그런 결정을 내린 당사자가 바이러스에 걸렸다면 본인은 다수를 위해 죽음을 택했을지 궁금하다. 아마도 그런 결정을 내리는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숨가쁘게 이야기는 전개되는데 지구는 정부에서 자신들을 살릴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인해는 알고 있었다. 항체가 없다면 도시 전체를 없애버릴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지구는 그런 인해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미르를 찾으러 감염자 구역으로 들어간 지구는 그곳에서 끔찍한 광경을 보게 된다.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을 바이러스 보균자로 분류하고 제대로 된 치료도 하지 않고 매장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구는 미르를 찾아 탈출을 감행하고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알게 되어 봉기하게 되는 것이다. 전직 군인 국환은 시민들의 이런 분노를 이용해 도시 봉쇄를 파괴하려 하고 정부는 이를 저지하려 하면서 격돌한다.
그사이 인해는 항체를 가지고 있는 몽싸이에게서 항체를 추출하고 이를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여부를 실험해야 하지만 인해에겐 그럴 시간이 없었다. 이미 인해의 딸 미르가 바이러스에 걸려 위독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인해는 미르에게 항체를 주사한다. 그리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항체가 있다는 사실을 안 국환은 항체를 맞은 미를에게서 다시 항체를 뽑아내려 하면서 지구와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영화 감기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간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게 보게 된 거 같다. 그리고 여느 재난 영화가 그렇듯이 내용 곳곳에 사랑과 박애 등의 요소들이 숨어 있다. 한국 재난영화를 보고 싶다면 이영화를 볼 것을 권유한다.